추천도서 51

명상록

마르쿠스 황제는 자신의 비망록이 세상에 공개되어 후세에 읽힐 것이라고 상상해봤을까? 책 초반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코모두스의 아버지라는 것을 보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봤던 노황제 그분이 생각나서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170~180년 사이에 쓰였을 것이라고 하니, 이 책이 내가 봤던 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종교서를 읽는 듯한 느낌과 교양 수업으로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철학과 교수님에게 혼나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 선악을 판단하지 말고 이렇게 하라, 그렇게 하지 말라 계속 혼난다. 자기 자신에게 쓴 글이 엄격하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은가? 마르쿠스 황제는 철인이면서 득도하셨을 듯하다. ‘판단을 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사라진다.’ ’얼마나 오래 사..

Book Shelf 2022.09.05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책의 도입부가 인상적인데 ‘시간 위를 걷는 프로그래밍’이라는 멋진 말과 함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흐르는 시간 위에서 순간순간의 프로그래밍을 모두 합산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시간의 무서움에 대한 이야기와 하이럼의 법칙 이야기가 계속된다. 개발해오면서 여러 개발 조직에서 봤던 패턴의 상당수는 ‘일단’ 구현하고, ‘나중에’ 수정하자. ‘일단’ 돌아가니, ‘나중에’ 개선하자. 등이 누적된 세월의 흔적들이 유령의 묘지와 더불어 매우 많다. 코드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이므로, 불필요한 코드를 줄여 관리 비용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코드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매우 공감한다. 지금 몸담고 있는 팀에서도 내가 하는 작업의 상당 부분은 방치된 레거시를 정리하고 구조를 리팩토링하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기술 부..

Dev 2022.08.28

프로그래밍 루아 3판

재미난 스크립트 언어가 있었네. 게임 서버 개발할 때 게임 이벤트용으로 사용한다고 들었었는데 직접 사용해 본 적은 없었다. Lua Struct를 json 이나 yml 처럼 설정 파일 용도로 사용하면서 추가로 제어 구조를 넣을 수도 있고, 인터페이스만 열어두면 빌드 타임 없이 Lua를 통한 코드 인젝션도 가능하고 재밌는 언어다. C, Go, Java 등의 언어와 손쉽게 연동이 되니 보조 언어로 사용하기 좋다. 다른 Lua 책을 본 것은 아닌데 내 사용 범위에서는 이 책 하나로 충분했다.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문법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세부사항과 주의 사항을 모두 다룬다. #독서 #개발서적 #추천도서 #루아 #프로그래밍루아 #lua 알라딘 : 프로그래밍 루아 3판 프로그래밍 루아 by 호베르토 이에루..

Dev 2019.08.21

눈먼 자들의 도시

전적으로 작가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해준다. 외적으로 특이한 부분이 많은데 인물들 간의 대화를 따옴표로 표기하지도 않으며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글을 꾹꾹 눌러 담은 것처럼 보인다. 작가가 예전에 보았던 것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미사여구로 치장하지 않았음에도 멋진 문장들이 많이 등장한다. 차들은 곧 내리꽂힐 채찍을 의식하여 신경이 예민해진 말처럼 앞뒤로 몸을 들썩였다.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저 문 손잡이는 집이 내밀고 있는 손 같은 거니까, 의사의 아내가 말했다.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저 모든 사람이 시력을 잃으며 생긴 익명성은 인간성이라는 것을 내려놓게 하고, 급격하게 아포칼립스로 향해가는 상황에서 인간이..

Book Shelf 2019.08.20

열한 계단

이 책은 하나의 주제를 깊이 파지 않고 문학으로 시작하여 종교, 철학, 과학 그리고 신비 등 주제별로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때로는 해당 주제에 대한 책을 중심에 놓기도 하고, 주제에 대한 주변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각 챕터는 해당 주제를 소개하는 정도라서 깊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몇몇 챕터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가지를 구경할 수 있는 구성이 좋다. 죄와 벌, 불교 챕터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고 우파니샤드는 너무 어려웠으며, 체 게바라는 너무 우상화 되어있다. 이 책을 좋아하지만,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가 모두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예로 작가는 자주 노동자가 억압당하는 것으로 주장하며 저항을 강조한다. 우리는 다시 여행자가 되어야 한다. 자녀도, 부모도,..

Book Shelf 2019.07.26

별의 계승자 1~4권

1권 별의 계승자 1977년 2권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 1978년 3권 거인의 별 1981년 4권 내부우주 1992년 작가 제임스 P.호건은 일본판 휴고상이라 할 수 있는 성운상(星雲賞)을 세 번 수상한 작가로 SF 소설 쪽에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모든 소설이 그렇지만 이 소설은 특히 내용을 모르고 볼수록 재밌게 볼 수 있으니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책을 간단히 소개하려고 한다. 흔히 외계인을 등장시키는 세계관에서 외계인이 침략하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묘사하지만, 이 소설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외계인을 등장시켜서 인간 사회에 대해 풍자를 하는 부분도 있고 시리즈의 중후반으로 가면서 종교에 대한 풍자 수위가 좀 올라가지만, 그런 내용보다는 현재의 달에서 발견된 5만 년 된 우주비행사의 시체로 ..

Book Shelf 2019.05.25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2018년 12월 16일 작성글 옮김] 5년쯤 전에 나온 소설인데, 일본 문화권의 특징인지 아직도 가부장적인 면이 있다.과거와 연결되는 편지를 주고받은 설정에서 오래된 영화인 ‘프리퀀시’가 생각났네. 이틀 만에 읽은 책은 오랜만이다. 영화는 뜬금없이 무슨 타임 루프 설정을 추가해놨어...확실히 소설을 읽을 때 장면이나 인물은 상상이 되는데 노래나 음악은 상상이 안 된다. 소설 원작의 영화를 볼 때 가장 반가운 건 역시 소설 속의 노래나 음악이다. 그 외에는 거의 원작이 더 좋았다. 구글무비: http://bitly.kr/zNX6 리디북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독서 #소설 #나미야잡화점의기적 #추천 “아니, 난 내가 못하는 걸 남한테 하라고는 못해. 쇼타, 너라면 어떨 거 같아? 할 수 있겠어?” ..

Book Shelf 2019.01.10

헝거 게임 1~3권 (헝거 게임, 캐칭 파이어, 모킹제이)

[2018년 11월 29일 작성글 옮김]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전쟁 영웅이 되어가는 까칠한 여주인공이 대중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으로 성장하는 줄거리를 가지고, 미디어를 이용한 포장의 중요성과 독재에 대한 비판을 적절하게 섞은 SF 연애소설.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주인공.독재정권이 대중 미디어를 이용해 시민에게 공포심을 심고 희망을 빼앗으며 현실에 안주하도록 유도한다. 너희는 힘이 없다고 매년 상기시킨다. 무슨 봉건 시대 농민 봉기도 아니고 지배 측의 무기가 압도적이라 답이 안 나올 거 같았는데…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니까.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를 다시 봤는데, 역시 원작을 모르고 영화를 볼 때와는 달리 영화에서 각색한 부분과 생략하며 함축한 부분 등이 눈에 들어온다. 영화는 디테일한 부분을 너..

Book Shelf 2019.01.05

햄릿

[2018년 11월 25일 작성글 옮김] 처음 읽어보는 고전 희곡이다. 일반 소설과 다르게 대본으로 되어 있어서 초반에 너무 어색했다. 읽다 보니 적응되어 무대도 상상되고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어디선가 주워들은 것처럼 햄릿 왕자는 우유부단하지 않았다. 그는 매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신중하며 결단력이 있었다.생각보다 짧은 이 이야기 속에 군더더기 없이 많은 내용이 있고, 유명한 독백 ‘죽느냐 사느냐…’ 못지않은 멋진 대사들이 많다. 특히, 폴로니어스가 그의 아들 레어티즈에게 전하는 충고가 마음에 든다. 길어서 여기 적지는 않는다. (검색하면 나온다.) 리디북스 : 햄릿 #독서 #고전 #희곡 #추천도서 #햄릿 자네가 자네를 닮은 것처럼 똑같네. 햄릿 (한글) |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시간은 네 것이니 네 뜻..

Book Shelf 2019.01.05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2018년 7월 29일 작성글 옮김] 이 유쾌한 이야기에도 악역(?)은 등장한다. 나름 귀여운 악역이지만, 화내지 않는 놈베코는 우리의 100세 노인 알란 칼손 할아버지처럼 유쾌하고 긍정신이다.이 이야기에도 100세 할아버지 이야기처럼 다양한 주변 인물과 여러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하고 이를 차용한 풍자가 여럿 등장한다. 주인공이 태어난 나라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1970년대 상황이 특히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역사에 무지한 나에겐 모두 새로운 내용이었다. 콩고 자유국에 관한 내용을 보고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하면서 찾다가 고무 이야기를 보고 겨우 생각났다. 예전에 읽었던 ‘일요일의 역사가’에 ‘문명의 어두운 빛: 아프리카와 서구의 조우’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야기다. 이 제목도 저 책을 다시 펼쳐보고..

Book Shelf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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