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과는 달리 전자책은 사놓고 까먹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네. 구매한 지 4년 만에 읽었다. 책이 출간된 지 오래되어 책에서 보여주는 통계자료 등은 오래전 자료지만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을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 책도 지루한 내용을 쉽고 재밌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경제체제와 세금 등 겹치는 내용도 조금 있지만, 이 책의 설명이 조금 더 자세하다.
일반적으로 간접세는 조세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 자신의 선택이 세금을 발생시켰다고 생각해서 강제성이 적고 평등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소득을 고려했을 때는 간접세가 공평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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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간접세는 저소득자의 실질적인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면에서 불평등한 세금이다.
간접세에 대해서 다 똑같이 부담하니 불공평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숫자가 같다고 모두에게 같은 의미는 아니다.
'교육'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학교의 형식은 우리를 가르치지 않으면서 가르치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우지 않으면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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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교육에 대한 담론에서 중심이 되는 주제는 교육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 대한 것이다.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어떤 교과를 강화할 것인지, 선택과목의 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고민에 집중되어 있다. 더 근본적으로 논의 되어야 하는 것은 교육의 형식인데도 말이다.
학생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교육의 형식을 통해 학습한다.
'객관주의 인식론'과 '주관주의 인식론'에 대해서 처음 알았다. 정답과 오답에 친숙한 우리는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데 익숙하여 '맞다', '틀리다'는 결론을 쉽게 도출하지만, '다르다'는 낯설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베블런의 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했던 그는 자신의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난한 이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변한다.”
고급 교육의 기회에서 제외되고 사회와 정치적 사안에 대해 숙고할 시간을 박탈당한 노동자는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고, 다만 피상적인 현실 문제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슬픈 현실이다. 나도 한창 바쁠 때는 책 따위를 볼 여유가 없었다. 사는데 여유가 있어야 주변도 둘러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우리가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취향과 성향과 선택은 나의 것이 아니라 계급적인 것이다. 이것이 아비투스다. 사회적 계급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 나의 사고와 행동의 패턴.
어딘가에서 어렴풋이 봤던 내용이 '아비투스'라는 개념으로 정의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Tantum vemus quantum scimus. (탄툼 비데무스 콴툼 쉬무스.)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라틴어 수업 | 한동일 저
라는 말이 있다. 나의 취향과 성향 등은 내가 살아온 환경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전혀 모르는 것에 대한 취향이 생길 수 있을까?
https://ridibooks.com/books/2127000001
내가 국가의 주인일 수 있는 것은 사회의 방향성과 담론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과 복지의 현실에 대해 대략적인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그러한 담론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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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을 부르주아, 자본가라고 부르고, 이를 소유하지 못한 까닭에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팔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계급을 프롤레타리아, 노동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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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간과 노력으로 나의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거죠. 이게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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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개인적, 사회적 문제는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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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 세금과 복지의 문제를 합의와 절충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 선과 악의 이념 대립으로 다루려고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교육의 형식보다 교육의 내용에 집중해오는 동안 한국인은 진리가 실재한다는 이념을 내재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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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원인 중 경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제다. 특히 일자리의 양과 소득격차가 경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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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하는 것을 ‘배분적 정의’라고 한다. 그리고 같은 것을 같게 대하는 것을 ‘평균적 정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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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개인, 집단, 국가에 따라 어디까지를 같다고 보고, 어디까지를 다르다고 볼 것인지를 규정하는 기준이 상이하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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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와 사회주의는 분배 방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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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으로 말해서 정치에서의 정의란 선택을 의미하고, 구체적으로는 경제체제의 선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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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이를 반영하는 하나의 정당을 지지해야 합니다. 나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정당을. 신문을 접고, 티브이를 끄고, 타인의 말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현실을 직시한 후에 정말 나에게 이익이 되는 세계가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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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각자가 취한 환경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사회의 중심을 차지한 부모 세대의 가치관이 주변부를 맴도는 자녀 세대에게 상징적 폭력으로 주입된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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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관점만을 정상적인 관점으로 강요하거나 자신과 다른 관점을 제거하려는 행위만큼 사회를 병들게 하는 행위는 없다.
시민의 교양 | 채사장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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