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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prostars 2023. 1. 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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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의 새해 첫 지정도서의 주제가 밝고 명랑하지는 않네.

철학과 친하지 않기에, 책을 읽다가 유튜브에서 형이상학 강의를 찾아서 보고, 존재론에 대해서 보고, 참... 개론서도 이렇게 보기 어려워서야. 학교 다닐 때 키보드만 만지고 있을 게 아니라, 공부도 좀 해뒀어야 했다.
지금도 신해철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거의 매일 들었고, 그의 음악에는 생에 대한 내용들이 많았다. 그 시절에는 요즘과 달리 책을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지구라는 별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자주 떠올리는가? 사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밝히고 시작하는 이 책은 물리를 기반으로 하는 현실 세계와 철학적 사유만으로 관념적 사고를 하는 세계에 대해 비교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격'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다. 나를 나라고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인격'에 대한 사유들은 SF 장르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기에 읽으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떠오를 것이다. 떠오르는 여러 영화 중에서 '더 문'을 다시 봤는데, 추천한다.

내일 오후에 아마도 누군가가 지금 이 컴퓨터를 갖고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그러길 바란다).

 

저자는 '영생'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누구도 죽어본 적이 없는 것과 같이, 누구도 영생을 살아본 적이 없다. 영생은 저주에 가깝다고 하는 것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망각이라는 재미있는 기제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기억이 아니라, 몸의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늙고 병든 몸으로 영생을 누린다면 저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건강한 몸이라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모든 책이 호불호가 갈릴 테지만, 이 책은 더 심하게 갈릴 것 같다. 생각의 경계라는 것, 어떤 상태가 다른 상태로 전이된다는 것, 그 경계를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다.

 

https://ridibooks.com/books/606001550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추천평>“셸리 교수님의 강의는 거침이 없다. 논리 뒤의 숨은 논리를 들고 나와 한 방에 논의를 역전시키실 때는 마치 호그와트의 마법 수업을 보는 것 같다.”- 도너 로터, 예일대학교 철학과

ridibooks.com

이원론은 영혼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물리주의는 영혼의 존재를 거부한다. 그리고 인간은 육체로 이뤄져 있으며 육체 그 자체라고 설명한다.

물리주의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정신에 대한 논의 역시 다양한 육체적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고, 의사소통하고, 계획하고, 고민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시를 쓰고, 사랑에 빠지는 육체적 기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도구적 용어다. 우리는 ‘정신’이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신이 육체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
자유의지와 결정론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가 결정론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면 인간이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결정론이 진리가 아니라면,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라고 해도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로 남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 있는 셈이다.
...
임사체험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죽음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왜냐하면 정말로 죽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들은 잠시 후에 병상에서 눈을 떴다. 그건 절대 죽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죽었다가 살아난 거라고 주장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영원히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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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이론에서 놀라운 사실은 그것이 순수하게 ‘사변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경험적 명제도 발견할 수 없다. 그의 이론은 철저히 관념적 사고에만 기반을 두고 있다. 이처럼 순수하게 ‘이론적인’ 철학적 주장인데도 아직까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론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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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또는 영혼이 육체에 영향을 준다”고 말할 때,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정신적 기능을 담당하는 육체의 특정 부위가 다른 부분들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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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 위해 반드시 영혼의 ‘존재’를 반박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유니콘의 존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유니콘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있다. 왜? 유니콘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주장들 모두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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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중요한 것은 생존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나와 충분히 비슷한 인격을 가진 누군가가 깨어나는 것이다.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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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중요한 가치를 얻는다는 차원에서 볼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지 살아있느냐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재하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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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면 얻을 수 있는 삶의 좋은 모든 것들을 ‘박탈’해버리기 때문에 죽음은 나쁜 것이라고 하는 설명은 오늘날 ‘박탈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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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이 정말로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그 내용물의 가치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온건한 버전의 가치적’ 그릇 이론에서도, 인생의 내용물이 충분이 나쁘다면 삶 자체의 가치를 얼마든지 압도할 수 있다.
...
삶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죽는 게 더 나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차분하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로 자신의 판단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다.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 셸리 케이건, 박세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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