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helf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prostars 2022. 9. 18. 13:54

오래전에 종이책으로 사놓고 안 봤던 ‘눈뜬 자들의 도시’를 읽으려다가 이북이 나왔나 찾다가,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가 이북으로 출간된 것을 보고 출간 순서를 찾아보니 번역서 출간 순서와는 다르게 이 책의 출간이 먼저라서, 도시 3부작인가 하고 구매했다.
읽으면서 ‘눈먼 자들의 도시’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데 뭘까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마케팅의 힘이었다.
원제는 <모든 이름들>이며, 도시 시리즈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책을 사서 보기 전에 약간의 정보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든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로 출판되었다.
https://namu.wiki/w/주제%20사라마구#fn-4
 

주제 사라마구 - 나무위키

주제 사라마구는 쉼표와 마침표 이외의 문장부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문체로 유명하다. 포르투갈어판 원문의 경우 쉼표와 마침표의 사용 비중이 페이지 당 20:1 가량이나 된다. 또한 대화와 대

namu.wiki

작가 특유의 문체로 ‘눈먼 자들의 도시’와 같이 쉼표와 마침표만으로 모든 대화와 설명이 이어진다. 페이지에 여백이 거의 없고 텍스트로 빽빽하다. 생각보다 금방 적응되지만, 처음에는 지금 누가 말하고 있는 건지 조금 헷갈린다. 게다가 이 책도 등장인물의 이름은 전혀 언급되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작가의 이름과 같은 ‘주제’로 나온다.

너에게 붙여진 이름은 알아도
  네가 가진 이름은 알지 못한다. _증명서
...
중앙 등기소는 그렇지 않았다, 그곳엔 단지 그자들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곳에선 얼굴이 변한 것이나,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세월이 바꾸는 것은 이름은 아니었다, 그것은 결코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잔잔한 흐름에서 긴장감을 더하는 단순한 줄거리에서 던지는 화두들 삶과 죽음, 이름과 존재, 등기소의 의미… 나에게는 어렵더라.

진정 찾기를 원하고 바란다면,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어가야 해.
...
목적을 이루고 난 다음엔 그것이 어떤 방법이었던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진짜? 그래도, 방법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을 읽다가 내용보다 문장 하나로 턱 걸렸는데, 

그렇게 된다면 영원히 사실은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매가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등은 쉴 수 있으니까, 주제 씨는 일을 마무리 지으며 중얼거렸다.

‘매가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등은 쉴 수 있으니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어서 다른 분들에게 물어도 보고, 그래도 애매해서, 결국 구글링 해서 영문 번역을 찾았다.

which would mean that the crime would almost certainly go undiscovered
bearing in mind that none of the deputies liked the task, so, before the lash
falls again, the prisoner's back can rest, murmured Senhor Jose in
conclusion,

기술 서적도 아니고 소설책 보면서 영문 번역을 찾아보긴 처음이다. 번역을 논할 수준은 아니지만, 번역이 너무 간결한 거 아닌가?

그래도, 재밌게 잘 읽었다.

 

https://ridibooks.com/books/754030425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이 책은 『눈먼 자들의 도시』에 이어 인간의 존재 문제를 추적한 대걸작으로 손꼽힌다. 별 볼일 없는 중앙호적등기소 말단 직원 쥬제씨가 겪

ridibooks.com

 사실 어떤 싸움에서 인간을 탈진시키는 것은 스스로의 정신보다는 죄의식이었다.
...
사람들은 무슨 일이나 시작할 때 항상 아침을 기준으로 말하지만 하루는 밤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밤은 낮의 조건이다. 밤이 없다면 그 밤은 영원이리라.
...
명성이란 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이어서 별 뾰족한 이유도 없이 이름도 몰랐던 사람을 한순간에 유명하게 만들어놓기도 하고, 또한 그토록 요란스럽게 떠들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일도 그리 드문 경우는 아니다.
...
육신이 꿈을 꾸는 것은 현실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몸이 꿈을 꾸고 있을 때 그 꿈은 현실이 되는 겁니다
...
그러나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고, 착한 사람도 모질고 악한 마음을 먹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어쩌다란 말은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
하루는 이십사 시간이고, 한 시간은 언제나 육십 분이고, 일 분은 육십 초를 영원으로부터 가져오고 있었다
...
삶이 영원하지 않은데, 죽음이 영원한 것이라는 따위의 생각들은.
...
죽음은 신성한 겁니다, 이보게 서기원 양반, 신성한 건 삶이야
...
내일은 이미 다른 날일 것이다, 아니, 같은 날 속에 다른 그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송필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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