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같이 볼 책으로 선정되어 읽어봤는데. 특이한 책이다. 이거 정리하면서 알았는데, 내가 구매한 책 중에서 이 책이 '종교'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첫 번째 책이다.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해 시작한 책은 일단 끝까지 봐야 하는 편인데, 읽으면서 이걸 계속 읽어야 하나 그냥 치울까? 라는 생각이 이렇게 여러 번 드는 책도 매우 오랜만이다.
이 까칠한 아저씨가 좋아하는 상태, 폭발, 핵폭발, 화학적, 세포, 분비선 등 몇몇 단어를 없는 셈 치고 읽으면 거부감이 조금 덜하다.
과학적인 증거도 없고 그걸 입증해줄 만한 과학계 사람도 없지만, 나는 이런 사실을 시장에 내놓고 팔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시니, 그 초능력 등도 없다고 치자. 초능력에서 내가 졌소하고 책 치울 뻔했다.
만일 당신의 이웃이 신을 믿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신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그 이웃이 잘 보게끔 해주라고. 사랑의 신, 진리의 신, 혹은 이런저런 신에 관해서 얘기하는 것은 전혀 쓸데없는 짓입니다.
모든 종교에 대해 모두 까기를 시전하고 계셔서 신실한 종교인이라면 저 단어들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신을 믿는 사람이나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되어 결국은 전쟁터에서 피터지게 싸웁니다. 이슬람교를 부흥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이슬람교라는 게 대체 뭔가요? 게다가 그 사람들은 인도인들이 작은 종파로 갈려서 싸우듯이 여러 분파로 쪼개져 대가리 터지게 싸웁니다.
그래도, 번역은 찰지게 한 것 같다. '머리 터지게'와 '대가리 터지게'라는 표현이 각각 등장하는데 원문에도 구분해서 쓰였을까? 그리고, 허접쓰레기라는 단어가 사전에 등재된 단어인 줄 처음 알았다.
내 말에는 아무 논리도 없습니다. 굳이 한 가지 논리가 있다고 한다면 자체의 논리뿐이죠. 나는 그것it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좋게 말하면 선문답, 그냥 자기 주관이 매우 강한 아저씨가 논거 없이 자기주장만 하는 듯하다. 그리고, 같은 말의 반복을 필터링해야 한다.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뒤집고.
다 읽고 보니 주장하는 방식이나 글의 흐름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하도 강하게 주장을 하셔서, '아, 그러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부분도 있긴 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구나, 정도로 읽었다.
https://ridibooks.com/books/1546000292
우리 각자의 이력이 다 독특하고 고유한 것이기 때문에 내 이력은 어느 누구의 모델도 되어줄 수 없습니다. 여러분 각자의 삶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은 그 나름으로 고유한 겁니다. 각자가 처한 삶의 조건, 환경, 성장배경을 포함한 그 모든 것이 다 다릅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이 다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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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시, 언어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문화의 소산이요, 생각이 빚어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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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내가 말하는 내용을 다른 모든 것을 해석할 때와 똑같이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지식의 용어들을 동원해서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해석을 통해서 뭔가를 얻고 싶어 하니까요.
...
당신들도 새로운 언어를 배워 익히고 그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세요. 그러면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근본적으로는 당신들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겁니다.
...
첫 번째로 물어야 할 것이 그것이구요, 다음은, “당신들이 말하는 종교 또는 유산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물어야 할 것은 “그런 것이 이 나라의 정치,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가?”입니다.
...
여러분은 모든 말을 검증해봐야 하고, 그것이 여러분이 기능하는 방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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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고유함은 성장배경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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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취향은 밖에서 주어진 것입니다. 좋은 것과 싫은 것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적인 도덕 같은 것은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도덕morality’은 행위의 전과 후를 문제 삼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사회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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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이나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입니다. 자기 자신을 나무라는 짓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자신을 나무라서 좋을 게 뭐 있겠어요?
그런 깨달음은 없다 | U.G.크리슈나무르티, 김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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