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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prostars 2019. 10. 2. 10:24

여행에 전혀 취미가 없어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여행을 가고 주변에 권하는 일에 공감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을 구매할 때는 읽고 나면 나도 여행에 관심이 생기기를 기대했으나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가볍게 읽히는 책이었지만, 흐름이 툭툭 끊긴 부분이 있었는데 ‘카프카적’이라는 표현과 ‘코스모스로 재현’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을 때였다. ‘카프카적’은 찾아보니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을 읽어봐야 더 제대로 알 수 있을 거 같다. 다행히, ‘코스모스로 재현’은 사전적 정의로 이해가 되었다.
아래와 같은 문장은 짜증을 동반한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겪은 카프카적 카오스를 시청자가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코스모스로 재현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좁은 의미로서의 여행, 즉 직접 타지로 몸소 찾아가는 여행에는 여전히 흥미가 없다. 넓은 의미로서의 여행은 자주 하고 있다. 책, 다큐멘터리, 영화, 게임등으로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이 그것이다.
직접 타지로 특히 국외로 떠나는 여행에 회의적인 큰 이유 중 하나는 언어다. 내가 그들의 언어를 잘 모르는데 과연 얼마나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 느끼겠는가. 단순 관광은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가이드가 설명도 해줄 것이고 안내 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직접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독서 #에세이 #여행의 이유
리디북스 :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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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의 플롯의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의 결말이다. 결말에 이르러 주인공은 원래 찾으려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을 얻는다. 대체로 그것은 깨달음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으며, 설령 어질러진다 해도 떠나면 그만이다. 호텔 청소의 기본 원칙은 이미 다녀간 투숙객의 흔적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알쓸신잡〉에 가까운 것은 이른바 ‘탈여행’이다. 탈여행은 믿을 만한 정보원을 시켜 여행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타인의 환대가 필요하고, 적절한 장소도 주어져야 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신뢰란 죽음만큼이나 동기를 짐작할 수 없는 어떤 인물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힘이다. 낯선 이를 신뢰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디에 있더라도 내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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