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전혀 취미가 없어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여행을 가고 주변에 권하는 일에 공감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을 구매할 때는 읽고 나면 나도 여행에 관심이 생기기를 기대했으나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가볍게 읽히는 책이었지만, 흐름이 툭툭 끊긴 부분이 있었는데 ‘카프카적’이라는 표현과 ‘코스모스로 재현’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을 때였다. ‘카프카적’은 찾아보니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을 읽어봐야 더 제대로 알 수 있을 거 같다. 다행히, ‘코스모스로 재현’은 사전적 정의로 이해가 되었다.
아래와 같은 문장은 짜증을 동반한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겪은 카프카적 카오스를 시청자가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코스모스로 재현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좁은 의미로서의 여행, 즉 직접 타지로 몸소 찾아가는 여행에는 여전히 흥미가 없다. 넓은 의미로서의 여행은 자주 하고 있다. 책, 다큐멘터리, 영화, 게임등으로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이 그것이다.
직접 타지로 특히 국외로 떠나는 여행에 회의적인 큰 이유 중 하나는 언어다. 내가 그들의 언어를 잘 모르는데 과연 얼마나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 느끼겠는가. 단순 관광은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가이드가 설명도 해줄 것이고 안내 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직접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독서 #에세이 #여행의 이유
리디북스 : 여행의 이유
추구의 플롯의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의 결말이다. 결말에 이르러 주인공은 원래 찾으려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을 얻는다. 대체로 그것은 깨달음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으며, 설령 어질러진다 해도 떠나면 그만이다. 호텔 청소의 기본 원칙은 이미 다녀간 투숙객의 흔적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알쓸신잡〉에 가까운 것은 이른바 ‘탈여행’이다. 탈여행은 믿을 만한 정보원을 시켜 여행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타인의 환대가 필요하고, 적절한 장소도 주어져야 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신뢰란 죽음만큼이나 동기를 짐작할 수 없는 어떤 인물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힘이다. 낯선 이를 신뢰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디에 있더라도 내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저
반응형
'Book Shelf'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은 위로다 (개정판) (0) | 2022.08.06 |
---|---|
리디북스와 알라딘 ebook 리더 앱의 사용기 (6) | 2022.01.04 |
수영하는 여자들 (0) | 2019.09.02 |
눈먼 자들의 도시 (0) | 2019.08.20 |
열한 계단 (0) | 2019.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