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3

고도를 기다리며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미드 '하우스 (House M.D)'를 다시 보다가 예전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던, 저 대사 '걔들보단 고도가 빨리 올걸요.'의 컨텍스트가 궁금해졌다. 뉘앙스는 '쟤들은 매우 늦을 것이다.'를 의미한다는 것을 굳이 '고도’가 누군지 몰라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래서, '고도’는 누군데? 저 대사에 등장하는 '고도’가 궁금해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찾아서 읽었다. 매우 얇지만, 금방 읽히지는 않았다. 일단, 소설이 아니다. '햄릿’과 같이 자주 접하지 않았던 아래와 같은 형식의 희곡이다. 침묵. 둘이 다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두 팔은 흔들거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에는 맥이 빠졌다. 에스트라공 (힘없이) 우린 꽁꽁 묶여 있는 게 아닐까? (사이) 안 그래? ..

Book Shelf 2023.10.29

싯다르타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 고전이네. 짧은 소설이고 생각보다 잘 읽힌다. 불교에 관심이 없거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더라고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차가 큰 부분이니까. 어느 한 사람에게는 소중한 보배이자 지혜처럼 여겨지는 것이 어떤 다른 사람에게는 항상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나는 동의하고 있어. 작품 해설에 나온 내용으로 소개가 충분할 것 같다. 싯다르타는 아무리 각성자라 할지라도 깨달음의 순간에 체험한 것을 말이나 가르침을 통하여 전달할 수는 없다는 사실, 즉 삶과 인식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균열을 인지한다. 열반은 ‘이성적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의 심오한 통찰 속에서 체험될 수 있는 것’임을 깨달은 싯다르타는 편력의 길을 계속한다. https:/..

Book Shelf 2023.02.11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의 새해 첫 지정도서의 주제가 밝고 명랑하지는 않네. 철학과 친하지 않기에, 책을 읽다가 유튜브에서 형이상학 강의를 찾아서 보고, 존재론에 대해서 보고, 참... 개론서도 이렇게 보기 어려워서야. 학교 다닐 때 키보드만 만지고 있을 게 아니라, 공부도 좀 해뒀어야 했다. 지금도 신해철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거의 매일 들었고, 그의 음악에는 생에 대한 내용들이 많았다. 그 시절에는 요즘과 달리 책을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지구라는 별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자주 떠올리는가? 사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밝히고 시작하는 이 책은 물리를 기반으로 하는 현실 세계와 ..

Book Shelf 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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