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5

고도를 기다리며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미드 '하우스 (House M.D)'를 다시 보다가 예전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던, 저 대사 '걔들보단 고도가 빨리 올걸요.'의 컨텍스트가 궁금해졌다. 뉘앙스는 '쟤들은 매우 늦을 것이다.'를 의미한다는 것을 굳이 '고도’가 누군지 몰라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래서, '고도’는 누군데? 저 대사에 등장하는 '고도’가 궁금해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찾아서 읽었다. 매우 얇지만, 금방 읽히지는 않았다. 일단, 소설이 아니다. '햄릿’과 같이 자주 접하지 않았던 아래와 같은 형식의 희곡이다. 침묵. 둘이 다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두 팔은 흔들거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에는 맥이 빠졌다. 에스트라공 (힘없이) 우린 꽁꽁 묶여 있는 게 아닐까? (사이) 안 그래? ..

Book Shelf 2023.10.29

싯다르타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 고전이네. 짧은 소설이고 생각보다 잘 읽힌다. 불교에 관심이 없거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더라고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차가 큰 부분이니까. 어느 한 사람에게는 소중한 보배이자 지혜처럼 여겨지는 것이 어떤 다른 사람에게는 항상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나는 동의하고 있어. 작품 해설에 나온 내용으로 소개가 충분할 것 같다. 싯다르타는 아무리 각성자라 할지라도 깨달음의 순간에 체험한 것을 말이나 가르침을 통하여 전달할 수는 없다는 사실, 즉 삶과 인식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균열을 인지한다. 열반은 ‘이성적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의 심오한 통찰 속에서 체험될 수 있는 것’임을 깨달은 싯다르타는 편력의 길을 계속한다. https:/..

Book Shelf 2023.02.11

명상록

마르쿠스 황제는 자신의 비망록이 세상에 공개되어 후세에 읽힐 것이라고 상상해봤을까? 책 초반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코모두스의 아버지라는 것을 보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봤던 노황제 그분이 생각나서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170~180년 사이에 쓰였을 것이라고 하니, 이 책이 내가 봤던 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종교서를 읽는 듯한 느낌과 교양 수업으로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철학과 교수님에게 혼나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 선악을 판단하지 말고 이렇게 하라, 그렇게 하지 말라 계속 혼난다. 자기 자신에게 쓴 글이 엄격하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은가? 마르쿠스 황제는 철인이면서 득도하셨을 듯하다. ‘판단을 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사라진다.’ ’얼마나 오래 사..

Book Shelf 2022.09.05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화자는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며, 매우 답답한 어른들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누구에게는 달달한 연애 소설, 나에겐 그냥 답답한 연애 소설이다. 흔한 나쁜 남자와 스스로 독립적이며 우아하다고 착각하는 매우 수동적이며 이기적인 여자 주인공,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철없는 젊은이라니. 갑갑한 세 명 때문에 읽으면서 약간의 짜증을 동반한다. 오랜 만남으로 인한 권태기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신뢰를 깨버리는 것을 사랑싸움 정도로 무마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브람스가 14살 연상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을 연모했다는데 그것을 모티브로 한 것인지...이 책이 출간된 지 오래되었으니 고전은 맞는데 왜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겠다. 소설에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

Book Shelf 2019.01.23

햄릿

[2018년 11월 25일 작성글 옮김] 처음 읽어보는 고전 희곡이다. 일반 소설과 다르게 대본으로 되어 있어서 초반에 너무 어색했다. 읽다 보니 적응되어 무대도 상상되고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어디선가 주워들은 것처럼 햄릿 왕자는 우유부단하지 않았다. 그는 매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신중하며 결단력이 있었다.생각보다 짧은 이 이야기 속에 군더더기 없이 많은 내용이 있고, 유명한 독백 ‘죽느냐 사느냐…’ 못지않은 멋진 대사들이 많다. 특히, 폴로니어스가 그의 아들 레어티즈에게 전하는 충고가 마음에 든다. 길어서 여기 적지는 않는다. (검색하면 나온다.) 리디북스 : 햄릿 #독서 #고전 #희곡 #추천도서 #햄릿 자네가 자네를 닮은 것처럼 똑같네. 햄릿 (한글) |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시간은 네 것이니 네 뜻..

Book Shelf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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