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황제는 자신의 비망록이 세상에 공개되어 후세에 읽힐 것이라고 상상해봤을까? 책 초반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코모두스의 아버지라는 것을 보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봤던 노황제 그분이 생각나서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170~180년 사이에 쓰였을 것이라고 하니, 이 책이 내가 봤던 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종교서를 읽는 듯한 느낌과 교양 수업으로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철학과 교수님에게 혼나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 선악을 판단하지 말고 이렇게 하라, 그렇게 하지 말라 계속 혼난다. 자기 자신에게 쓴 글이 엄격하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은가? 마르쿠스 황제는 철인이면서 득도하셨을 듯하다. ‘판단을 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사라진다.’ ’얼마나 오래 사..